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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주석/사사기

들릴라가 이르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이 당신에게 들이닥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잠을 깨며 이르기를 내가 전과 같이 나가서 몸을 떨치리라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사사기16:20)

1. 성경 (사사기 16:15 ~ 25)

들릴라가 삼손에게 이르되 당신의 마음이 내게 있지 아니하면서 당신이 어찌 나를 사랑한다 하느냐 당신이 이로써 세 번이나 나를 희롱하고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지를 내게 말하지 아니하였도다 하며 (15) 날마다 그 말로 그를 재촉하여 조르매 삼손의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라 (16) 삼손이 진심을 드러내어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 위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부터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하니라 (17) 들릴라가 삼손이 진심을 다 알려 주므로 사람을 보내어 블레셋 사람들의 방백들을 불러 이르되 삼손이 내게 진심을 알려 주었으니 이제 한 번만 올라오라 하니 블레셋 방백들이 손에 은을 가지고 그 여인에게로 올라오니라 (18) 들릴라가 삼손에게 자기 무릎을 베고 자게 하고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밀고 괴롭게 하여 본즉 그의 힘이 없어졌더라 (19) 들릴라가 이르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이 당신에게 들이닥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잠을 깨며 이르기를 내가 전과 같이 나가서 몸을 떨치리라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20) 블레셋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그의 눈을 빼고 끌고 가사에 내려가 놋 줄로 매고 그에게 옥에서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라 (21) 그의 머리털이 밀린 후에 다시 자라기 시작하니라 (22)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이르되 우리의 신이 우리 원수 삼손을 우리 손에 넘겨 주었다 하고 다 모여 그들의 신 다곤에게 큰 제사를 드리고 즐거워하고 (23) 백성들도 삼손을 보았으므로 이르되 우리의 땅을 망쳐 놓고 우리의 많은 사람을 죽인 원수를 우리의 신이 우리 손에 넘겨 주었다 하고 자기들의 신을 찬양하며 (24) 그들의 마음이 즐거울 때에 이르되 삼손을 불러다가 우리를 위하여 재주를 부리게 하자 하고 옥에서 삼손을 불러내매 삼손이 그들을 위하여 재주를 부리니라 그들이 삼손을 두 기둥 사이에 세웠더니 (25)  

 

2. 묵상 (박윤선박사주석)

삿 16:15-18

   들릴라가 삼손에게 힘의 비결을 알려 달라고    "날마다" 조를 때에 그의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었다. 그의 번뇌하는 것을 보아 그는 아직까지성령의 깨우쳐  주시는 음성을 그 양심으로 듣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그의 종과 자녀들에게끝까지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 그러나 믿음에서 떠나 죄에 점검 깊이 빠져  들어가고있는 삼손은 그 시험에 넘어져서 마침내 그 힘의 비결이 머리털을 밀지않은 데  있다고 실토하고 말았다(17절). 이것은,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그의  고귀한 사명과 그실행 능력을 육신의 정욕과 바꾸어 버린 망령된 행동이다. 그는, 죄의 욕구를  채우기위하여 능력의 원천(源泉)을 버렸다. 아! 비참한 삼손! 깨어 있기 위하여 포도 열매까지 먹지 못하도록 금령을 받은 그가 지금은 마치 포도주에 취한 사람이 위태한 처신을하는 것처럼(잠 23:34), 원수와 합작한 그 여인의 무릎을 베고 잠자고  있으니,  죄에 취한 자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시 13:3-4 참조.


   삼손은 드디어 들릴라에 의해 머리털이 밀리었다. 그 결과로 그에게 초자연적(超自然的)으로 임하던 힘은 이미 떠났다. 삼손이 잠을 깨며 이르기를 내가 전과 같이 나가서 몸을 떨치리라 하여도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20절 하반)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명심할 것이 있다.


   (1) 삼손의 머리털이    밀리었으므로 그에게 있던 초자연적 체력(體力)이  없어졌다고 하여, 본래 그 힘의 원천까지도 그의 머리털에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말 것이다. 그의 긴 머리털은 하나님께 헌신한 표지(標識)에 불과했다. 만일 그의 힘의 원천이 그의 머리털이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가 물리적(物理的)이고 마술적(magical)이라고 잘못 해석함이다. 하나님의 능력이 물리적으로 어떤  물체에  붙어있는 법은 없다. 하나님의 능력은 언제나 하나님의 인격에 의하여 역사하신다. 곧, 하나님의 영(靈)이 인격적으로 인류에게 찾아 오셔서 살아 역사하시는 것 뿐이다.


   (2) 삼손이 들릴라에게 자기의 "나실인" 자격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실토하고 그 자격 실행의 규례(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음)가 무엇인지도 덧붙여 말한 셈이니,  그것은 사실상 자기의 "나실인" 자격을 포기한 행동이다. 이 때문에 여호와께서 그에게서  떠 나셨다. 그가 이 때까지 잘못한 일들이 많았어도 하나님께서는 오래 참아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 바침이 된 증표를 내어버리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결국 하나님께서 삼손에게 버림을 받으신 셈이다. 이런 판국에 서는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실 아무런 의의(意義)도 찾지 못하신다.


  삿 16:21-25

  하나님을 떠난 삼손은 이제부터 원수들(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혀 온갖 고통과 모욕을 당하였다. 곧, (1) 그의 두 눈이 뽑히고(21절 상반), (2) 놋줄에 매어 맷돌을 돌렸고(21절 하반), (3) 블레셋 사람들은 저희의 승리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곤 신(神)에게 제사하며 그 신을 찬송하였고(23-24), (4) 이 때에 삼손은 거기 모인 군중  앞에 불려 나가 재주를 부리도록 강요당하였다(25절).


   신자가 타락하여 그에게서 하나님이 떠나시면, 그는 세상 사람들 앞에서도  천대와 멸시를 당하게 된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
에게 밟힐 뿐이니라"고 하셨다(마 5:13).

 

3. 호크마주석

=====16:16
낱마다 그 말로...마음이 번뇌하여 - 삼손이 이처럼 번뇌한 것으로 보아 그에게는 그래도 아직 하나님께로부터 구별받은 나실인이라는 자각이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그 나름대로 하나님의 계명과 인간적 욕망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하나님을 떠난 자는 양심의 힘으로도 악의 손길을 쉽게 뿌리칠수 없는 법이다(고전 8:7,12 ). 그러므로 결국 삼손도 들릴라에게 자신의 힘의 근원을 털어놓고 만다(17절).

번뇌하여 - 원어 '카차르'(* )는 '잘게 자르다', '찢다'는 뜻이다. 이는 삼손이 극심한 갈등과 고뇌에 사로잡혀 마치 그 마음이 찢어질 듯한 상태임을 잘 나타내준다.

=====16:17
삼손이 진정을 토하여 - 결국 삼손은 나실인으로서 하나님의 게명을 끝까지 고수하기를 포기하고 인간적인 욕정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즉 삼손은 사자를 찢어 죽일 만큼 강하였으나(14:6) 사랑의 유혹에는 약했고 일천명의 블레셋인들을 나귀턱 뼈로 쳐죽일 수 있었으나(15:15) 사랑의 올무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영과 육의 싸움에서 삼손은 육에게 지고 만 셈이다(롬 8 :3-11).

=====16:18
이 제 한번만 올라오라 - 이것으로 볼 때 들릴라는 블레셋 방백들에게 거의 신임을잃고 있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블레셋 인들도 더 이상 삼손의 비밀을 알 수 없을것이라고 생각하여 거의 포기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이번 게임이 삼손에게는마지막 승부에서 돈에 대해 강한 욕망을 가진 들릴라가 삼손을 이긴 것이다. 결국 삼손은 육욕에 눈이 어두워 신앙을 저버린 것이다.

=====16:19
괴롭게 하여본즉 그 힘이 없어졌더라 - 지금까지 들릴라는 삼손이 가르쳐 준 대로그의 힘이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스스로는 한번도 정말 그의 힘이 없어졌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본절에서는 또 한번의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직접 삼손을 시험하여 그의 힘이 없어졌는가를 확인하는 신중성을 나타냈다. 한편삼손의 힘은 외적인 머리카락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나실인으로서의 성별(聖別)의 상징이며 증거일 뿐이었다. 그러므로 그이 힘이 사라진 때는 그의 머리카락이 잘리운 때가 아니라 오히려 그가 들릴라에게 진정을 토하여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거부한 때에 사라졌다고 할 것이다(Lange, Matthew, Henry).

=====16:20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 구약 성경에서 이보다슬픈 장면을 묘사한 구절은 없다. 민 14:40-45에는 이와 유사하게 모세가 자기 민족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너희 중에 계시지 아니하니 올라가지 말라 너희 대적 앞에서패할까 하노라'(42절)고 한 장면이 나온다. 아무튼 나실인의 상징인 머리털을 깎이운삼손은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으며, 따라서 하나님의 권능도 더 이상그에게 머물지 않고 떠나 버렸다. 그러나 그런 사실도 모르고 위기에 처한 삼손은 예전의 힘을 과시해 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는 무기력해진 자신과 사랑했던 여인으로부터 철저히 배신당하고 이방 대적들의 능욕거리로 전락한 스스로를 발견하고 절망과회한 가운데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를 절망케 만든 것은 하나님의 손길이 떠났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본 장면을 통해 다음 몇가지 사실을 생각해볼 수 있다. (1) 성도들이 타락의 길로 들어서면 불신자들보다 더욱 비참한 형벌을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방 나라 백성들보다 더높은 도덕 수준의 행실이 요구되었는데 특권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의무가 따르기마련이기 때문이다. (2)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 나서 자라고 죽기 때문에 하나님께로부터 '버리심을 받아 마땅한 존재'들이다(시 51:5 롬 3:23). 그러나 죄인들을 대신하여 버림을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성도들은 거룩한 나라의 시민들로 인정받게 되었다(마 27:46 ; 빌 3:20). (3) '구원받은' 성도들은 더 이상 '개가토했던 것을 다시먹는' 식으로 구습(舊習)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어 나가야'할 것이다(잠 26:11 빌 3:13).

=====16:21
그 눈을빼고 -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승리자가 패한 자에게 이같이 잔인한 형벌을내리는 것이 관례였다(민 16:14 ; 왕하 25:7).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Zedekiah)도 느부갓네살에게 잡혔을 때 두 눈을 뽑히우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간 일이 있다(왕하 25:7). 한편으로 삼손이 당한 이런 형벌은 그가 눈으로 여인을 '보므로' 죄악에빠진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14:1 ; 16:1). 이와 관련 예수님께서는"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케하거든 빼어 내버리라"(마 5:29)고 하셨다. 그리고 바울은 "땅에 있는 지체롤 죽이라"(골 3:5)고 하셨다.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니 - 본래 조그마한 맷돌은 가정에서 여인들이 돌리었다.그러나 가축을 사용하여야만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큰 맷돌을 돌리는 일은 대개 노예가 맡아 하였는데 이는 노예의 사역 중에서도 가장 고된 일로서 천히 여기던 것이었다. 특히 이러한 형벌은 로마와 헬라 시대에 유행하였다(Lange, Hervey, Keil & DelitzschCommentary, Vol, 2, pp, 423 f).

=====16:22
다시 자라기 시작하니라 - '시작하다'라는 단어는 이미 13:5에서도 나온 적이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본절에서도 본서 기자는 이 단어를 통하여 삼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서 이스라엘의 구원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그리고 또 육의 눈을 잃고 옥중에서 맷돌을 돌리는 중에 삼손이 서서히 영의 눈을 뜨기 시작하였음도 암시해 주고 있다.

=====16:23
블레셋의 다곤 축제 다곤에게 큰 제사를 드리고 - 다곤(Dagon)은 블레셋의 주신(主神)으로서 '날씨의신'이라고 하기도 하고 '곡물의 신'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명칭은 곡물을 뜻하는 '다간'(* )에서 온 것이다(Philo). 그런데 중세 율법학자들은 가사(Gaza) 지역이 해안 지방인 것으로 보아 다곤은 '바다의 신'이며 그 명칭은 물고기를 뜻하는 '다그'(* )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그 같은 주장도 상당히 일리가 있는바 오늘날에도 그런 견해를 추종하는 학자들이 일부 있다(Hervey, Cassel, Keil). 그러나 블레셋사람들이 자기들의 토지를 황폐화시킨 삼손(15:4, 5)을 다곤 신이 자기들의 손에 붙였다고찬양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다곤은 곡물 신임이 분명하다. 한편 이 다곤 숭배는 이스라엘 백성중에서도 널리 유행되었는데 벧산(삼상 5:2-7) 지역에서 특히 많았고 다곤의이름을 딴 도시도 있었다(벧다곤, 수 19: 27).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레26:1-13강해. '가나안 땅의 신들'을 참조하라.

즐거워하고 - 이에 해당하는 '사마흐'* )는 '원기를 돋우다'는 뜻으로 대개종교적 축제와 연관되어 사용되는 말이다. 이로 보아 블레셋인들은 다곤에게 제사를드린 후 축제를 베풀었음에 분명하다.

=====16:24
백성들도 삼손을 보았으므로 - 레셋에게 큰 골치거리였던 삼손이 잡히므로 말미암아 이제 거국적(擧國的)인 감사 축제가 블레셋에서 열렸다. 이것으로 볼 때 그 동안반블레셋적인 삼손의 행위에 따른 블레셋인들의 피해가 얼마나 지대했는가를 짐작케된다.

=====16:25
그들의 마음이 즐거울 때에 - 대개 큰 축제에는 많은 술이 제공되어 흥청거리기마련이다. 여기서 '마음이 즐거울 때'에 해당되는 '토브 리밤'(* )도 흔히 '술에 취해 마음이 흥분된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다(18:20 ;19:6 ; 삼상 25:36 ;삼하 13:28). 블레셋인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한때 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삼손을끌어내어 재주를 부리게하여 즐기는 등 온갖 모욕을 주었다.

재주를부리게 하자 - 문자적 뜻은 '희롱하자'(잠 26:19)이다 . 그러나 삼상 18:7과삼하 6: 5에서는 노래와 악기에 맞춰 춤을 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로 볼 때 블레셋인들은 앞을 못보는 삼손으로 하여금 음악만 듣고 춤을 추게 하고선 그것을 보고즐긴 것 같다(Pulpit Commentary).

삼손을 두 기둥 사이에 세웠더니 - 삼손이 춤을 추다가 기둥 사이에 세워지게 된것은 그에게 약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거나 아니면 블레셋인들이 거기서 삼손을 더잘 볼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