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 없나이다 하니 (요18:31)

1. 성경 (요18:28~32)

그들이 예수를 가야바에게서 관정으로 끌고 가니 새벽이라 그들은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고 유월절 잔치를 먹고자 하여 관정에 들어가지 아니하더라 (28) 그러므로 빌라도가 밖으로 나가서 그들에게 말하되 너희가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발하느냐 (29) 대답하여 이르되 이 사람이 행악자가 아니었더라면 우리가 당신에게 넘기지 아니하였겠나이다 (30)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가 그를 데려다가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 유대인들이 이르되 우리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 없나이다 하니 (31) 이는 예수께서 자기가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가리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32) 이에 빌라도가 다시 관정에 들어가 예수를 불러 이르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33)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 (34)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3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36) 빌라도가 이르되 그러면 네가 왕이 아니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 하신대 (37) 빌라도가 이르되 진리가 무엇이냐 하더라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대인들에게 나가서 이르되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였노라 (38) 유월절이면 내가 너희에게 한 사람을 놓아 주는 전례가 있으니 그러면 너희는 내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 주기를 원하느냐 하니 (39) 그들이 또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이 아니라 바라바라 하니 바라바는 강도였더라 - 개역개정 요한복음 18:40

 

2. 묵상 (Calvin선생 주석 요약본)

”28 저희가 예수를 ~~~~~끌고 가니” ; 복음서 기자가 언급하는 심문은 동트기 전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도시의 이곳저곳에 백성들을 선동하는 사람들을 배치해 두어 온 대중의 광기를 갑자기 촉발함으로써 그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외치도록 했음에 틀림없다. 대제사장들이 그를 심문한 것은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형벌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그들의 사전 심판을 통해서 완전히 짓밟아 놓은 다음에 심판받도록 넘겨줌으로써 그에 대한 것은 이미 명백하게 드러난 샘이나 다름없다는 인상을 주도록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로마인들은 총독의 집과 그가 앉아서 재판하는 재판석을 모두 가리켜 총독의 관저라고 불렀다. 

 

“저희는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고~~~자 하여” ; 그들이 율법의 명령에 따라서 정결하게 유월절 잔치를 맞이하려는 뜻에서 모든 불결을 멀리했다는 점에서는 그들의 신앙은 인정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잘못이 게재되어 있다. 곧 그들 자신에게는 그들이 어떤 장소에 들어감으로써 얻는 것보다 더한 더러움이 이미 들어 있다는 점을 망각한 점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마는 점이다. 위선의 또 다른 잘못은 이것이다. 곧 그것은 여러 가지 의식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는 용의 주도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너무 안이하게 넘어가고 만다. 요컨대 하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율법에 담겨진 의식들을 지키도록 명령하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진정한 성결에 대한 사랑과 열성에 익숙하게 하려는 뜻에서였다. 더구나 율법 어디를 보나 이방인의 집에 들어가는 것을 금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단지 그들이 무분별하게 부정한 짐에 들어감으로써 더럽혀지는 것을 막는 뜻에서 조상들이 전승으로 내려준 주의 사항에 불과하다.

 

”29 그러므로 빌라도가 밖으로 저희에게 나가서~~~~” ;비종교적인 사람은  그가 내심으로는 비웃는 미신일망정 주저하지 않고 허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고소할 사항이 있으면 그것을 제시하도록 명령하고 있는데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재판관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1 저를 데려다가” ; 물론 그는 그들의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었던 만큼 이것은 일종의 빈정 댐이다. 이것은 마치 “너희들에게 권력이 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고 말았겠구나,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너희들의 공정한 율법이냐?”고 하는 내용과 같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칭하는 불경건한 자들은 그의 거룩한 가르침을 원수들의 수욕에 내맡기며 세상으로 하여금 중상의 계기를 포착하고 만다.

 

”너희 법대로” ; 틀림없이 빌라도는 그들의 야만성과 횡포를 괘씸하게 생각한 나머지 그들이 강요하는 식의 사형은 모든 민족과 인간의 감정의 일반 법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책망하고 있다. 그는 또한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율법이 있다는 저들의 자랑을 꼬집어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는~~~~권이 없나이다” ; 여기서 유대인들이 빌라도의 제안을 거부하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그들은 “당신네끼리 처단하시지”하는 빌라도의 말이 빈정 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황송한 말씀을! 심판관은 바로 당신이 아닙니까? 자 어서 처리하십시오”하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32 이는 예수께서~~~~~~” ; 마지막으로 복음서 기자는 이것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인자가 이방인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마20:19)”라고 하는 그리스도의 예고가 성취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덧붙이고 있다. 그리스도의 정죄에 의해서 우리의 정죄가 말소되는 것은 하늘 아버지께서 인류를 자신에게 화해하게 하는 것을 기뻐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높이 올림을 받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수치를 부끄럼 없이 담대하게 자랑하는 샘이다. 이 말씀의 각 부분에서 하나님을 우리의 구속의 저자로 바라보도록 하자

 

“33 이에 빌라도가 다시 관정에 들어가” ; 아마 쌍방 간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이지만 이 복음서 기자는 여기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 이 점은 다른 복음서 기자들의 기록을 통해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 복음서 기자는 특별히 한 가지 요점을, 곧 빌라도가 그리스도께서 정당하게 공판에 회부되고 있는가 하는 여부를 세밀하게 조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빌라도의 의도는 그리스도를 면죄하는 것이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아버지를 순종하는 뜻에서 자신을 정죄의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그처럼 간략하게 대답하시는 이유이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재판관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사유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그가 이 세상에 온 목적과 지금 아버지께서 부름 받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죽음을 피하지 않으려고 고의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 빌라도의 의미는 “나는 재판관으로 앉아 있을 뿐이요 당신을 고발하는 편은 외국인이 아니라 당신의 동족이요. 나를 당신네들의 말다툼에 끌고 들어가지 마시요 나와 로마인들은 당신네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요 그러나 당신들 스스로 불씨를 제기하는 바람에 나는 할 수 없이 여기에 참견할 수밖에 없는 거요”라는 식이다.

 

”36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 이 말씀으로 그리스도께서는 그가 왕이라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무죄성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그는 그 증상을 변명하고 있다. 즉 그는 그의 나라와 정치적 질서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있다. 그의 말씀의 내용은 “내가 반란을 선동하며 정부 전복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고소는 사실 무근하다. 내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전파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영적인 나라다. 따라서 내가 무슨 나라를 건설하려는 것으로 의심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하는 식이다. 이것은 빌라도 앞에서 하신 변호였지만 이 가르침은 모든 경건한 사람들에게 세상 끝날까지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온 세상이 뒤엎어진다 해도 우리의 마음은, 그것이 그리스도의 나라를 지향하고 있는 한, 여러 가지 동요와 충동뿐 아니라 소름 끼치는 파괴와 멸망 속에서도 확고한 기반을 굳힐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또한 누가 이 나라에 속하는가 하는 점을 곧 하나님의 영에 의해 새롭게 되어 성결과 의로 하늘의 생활을 실습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속한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의 나라가 이 세상 안에 있다는 점은 부정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그리스도께서 다른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17:21)”라고 말씀하고 있듯이 그 나라는 우리의 영혼 가운데 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자면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 거하지만 그것이 세상에 대해서는 이방인인 것은 그것의 상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내 종들이 싸워~~~~” ; 그는 아무도 흥분하거나 무기를 집어 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 그가 지상적인 나라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리스도의 나라를 무력으로 옹호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곧 세상의 왕들은 하나님의 아들에게 입 맞추라는 명령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의 권위에 순복 하라는 것일 뿐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권력을 사용해서 교회를 변호하고 경건을 유지하라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런 질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첫째, 복음의 가르침과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예배가 무력에 의해 변호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잘못이다. 요컨대 그리스도께서는 단지 본 소송의 여러 사실을 들어 유대인들의 여러 중상모략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하는 점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경건한 왕들이 그리스도의 나라를 검으로 변호한다 해도 그것은 세상의 나라들이 변호된 ㄴ방법과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요컨대 그리스도의 나라는 영적이요 성령의 가르침과 능력에 그 기초를 두지 않을 수 없다.

 

“37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앞에서 말씀하신 것에 대한 서명과도 같은 말씀이다.

 

”내가 이를 위하여 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거 하려 함이로라” ; 이 말씀의 의미는 그리스도께서 진실하신 것은 당연하다는 의미이다.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 이것은 마치 “내가 왕이라고 주장한 것을 죄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틀림없는 진실이요 건전한 이해력과 올바를 판단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이것을 이론의 여지없이 그리고 정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내용과 같다.

 

”38 진리가 무엇이냐” ; 이 빌라도의 질문은 경멸적인 질문이다. 요컨대 빌라도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에게 진리에 대한 지식이 없음을 드러낸 것은 적잖은 모욕으로 여겼다. 빌라도에게 있는 이 병은 인간에게 공통적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무지를 잘 깨닫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진한 교의를 배척하고 있다. 겸손한 자들은 교사인 주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의 눈을 멀게 한 뒤에 이처럼 그들이 받아 마땅한 처벌을 그들에게 내려주신다.

 

“39 ~~~~~놓아 주는 전례가 있으니” ; 빌라도는 내내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를 죽이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