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경 (삼상2:12 ~ 18)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하더라 (12) 그 제사장들이 백성에게 행하는 관습은 이러하니 곧 어떤 사람이 제사를 드리고 그 고기를 삶을 때에 제사장의 사환이 손에 세 살 갈고리를 가지고 와서 (13) 그것으로 냄비에나 솥에나 큰 솥에나 가마에 찔러 넣어 갈고리에 걸려 나오는 것은 제사장이 자기 것으로 가지되 실로에서 그 곳에 온 모든 이스라엘 사람에게 이같이 할 뿐 아니라 (14) 기름을 태우기 전에도 제사장의 사환이 와서 제사 드리는 사람에게 이르기를 제사장에게 구워 드릴 고기를 내라 그가 네게 삶은 고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날 것을 원하신다 하다가 (15) 그 사람이 이르기를 반드시 먼저 기름을 태운 후에 네 마음에 원하는 대로 가지라 하면 그가 말하기를 아니라 지금 내게 내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억지로 빼앗으리라 하였으니 (16) 이 소년들의 죄가 여호와 앞에 심히 큼은 그들이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함이었더라 (17) 사무엘은 어렸을 때에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서 섬겼더라 (18)
2. 묵상 (박윤선박사 주석)
삼상 2:12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자라 여호와를 알지 아니하더라(12절). 여기 이른바 "불량자"란 말은 비류의 자식들, 곧 배교자(背敎者)들을 의미한다. 그들이 "여호와를 알지 아니하였다"고 하였으니, 그들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하나님을 두려워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호5:4; 렘 4:22 참조.
삼상 2:13,14
아무 사람이 제사를 드리고(13절 하반). 여기 "아무 사람"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어떤 사람이든지"라고 번역되어야 한다.그러면 엘리의 아들들의 옳지 않은 행동은 이와 같았으니, 곧 누구든지 제사를 드리고 제물을 삶을 때에 그들이 사환을 시켜 "갈고리"로써 솥에 있는 고기를 꺼내어 간 것이었다.
실로에서 무릇 그곳에 온 이스라엘 사람에게 이같이 할 뿐 아니라(14절 하반). 이 문구의 히브리어는 다음과 같이 개역해야 된다. 곧, "그들이 실로에서 거기 찾아오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였다"라고.
삼상 2:15
기름을 태우기 전에도 제사장의 사환이 와서 제사 드리는 사람에게 이르기를 ...날 것을 원하신다 하다가. 히브리 원문에는 15절 초두에 "더우기"란 말이 있어서 앞에서 말한 것보다 더 심한 악을 그들이 행하였음을 말해주었으니, 곧 제사를 드리기 전에("기름을 태우기 전에";레 3:3-5) 그들이 고기를 달라고 미리부터 위협하였다는 것이다.
삼상 2:17
여호와의 제사를 멸사함이었더라. 이와같은 행동은 신약 시대에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신자들이 신령과 진리로 예배(요 4:24)하기 보다는 개인의 육적 요구를 위주하여 교회를 해롭게 하는 것이다.
삼상 2:18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 섬겼더라(18절). 여기 이른바 "에봇"은 대제사장의 에봇과 꼭 같은 것은 아니고 그것과 유사하게 만든 것이다(출28:6-29). 그것을 만든 재료는 물론 대제사장의 에봇 재료와 다르다(Delitzsch). 한나는 실로에 올라갈 때마다 사무엘에게 "작은 겉옷"을 지어다 입혔다.
18절은 얼른 볼 때 앞뒤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엘리의 불량한 아들들과 사무엘을 대조시킨 좋은 묘사이다. 헬츠벌크(H.W.Hertzberg)는 이 부분(11-36)에 대하여 말하기를, "여기 두 가지 병행하는 사실들이 기록되었다. 그 하나는 사무엘의 발전
이고 다른 하나는 엘리의 집의 죄악과 그 받는 벌이다"고 하였다(Die Samuelbiicher,1960).
3. 호크마주석
=====2:12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자라 - '불량자'(不良者)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베네 벧리야야알,(* )은 직역하면 '벧리알의 아들들' (sons of Belial, KJV)이란 뜻으로(고후 6:15)' 곧 '사악한 자들'(wicked men, NIV), '나쁜 녀석들'(evil men, Living Bible), '쓸모없는 자들'(worthless men, RSV)이란 의미이다. 이는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스하스는 사람들 보기에 사악한 자들이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도 전적으로 백해 무익(百害無益)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한편 제사장 엘리는 자신의 판단력 부족으로 경건한 여인 한나를 오히려 불량한 여자로 보았고(1:16), 참으로 '불량한' 자신들의 아들들에 대해서는 관대하였다(29). 여호와를 알지 아니하더라 - 이 말은 (1)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치 아니하며 (2) 따라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3) 그래서 결국 하나님을 업신여기고 대적하는 행위를 가리킨다(욥 18:21 ; 렘 4:22 ; 호 5:4).
=====2:13,14
여기에는 '불량자'였던 엘리의 두 아들이 저질렀던 죄악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제사장들이 백성에게 행하는 습관 - 여기서 '습관'(* , 미쉬파트)은 제사장들에게 보장된 법적 권한이 아니라, 그러한 권리나 권한을 뛰어넘은 월권(越權) 행위나 태도를 가리킨다(Keil).
제사를 드리고 그 고기를 삶을 때에 - 여기서 '제사'(peace-offering)에서는 제물 중 기름 부분만을 번제단에 태우고 (레 3:3-5), 살코기 부분은 제사장과 제주(祭主)가 나누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여기의 '고기'는 제사장과 제주에게 나뉘어질 수 있는 부분을 가리킨다. 이것은 삶아진 다음 제사장과 제주에게 각각 모세 율법에서 지정한 몫에 따라 분배되어야 했다<레위기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제사장의 사환 - 여기서 '사환'(使喚)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나아르'(* )는 '사환', '종'이란 뜻 이외에도 '소년'(젊은이)이란 뜻으로 봄이 좋다. 그리고 그렇게 볼 때 여기서 '제사장'(* , 하코헨, 문자적으로는 '그 제사장')이 단수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두 아들'의 사환이었다면, '제사장'이 복수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17절의 내용은 분명 엘리의 두 아들에 관한 언급인데, 거기에는 같은 단어가 복수화되어 '소년들'로 번역되어 있다.
갈고리에 걸려 나오는 것은...자기 것으로 취하되 - 두 아들들의 이러한 행동은 제주(除主)에게 당연히 돌아갈 몫까지 침범하는 분명한 죄악이었다. 레위기 율법에 따르면 제사장은 제사 후 제물의 가슴과 오른쪽 넓적 다리를(레 7:28-36), 그리고 신명기 율법에 따르면 앞 넓적다리 즉 어깨부분, 부 볼, 그리고 위(胃)를 (신 18:3) 자신들의 몫으로 취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 나머지 부분은 마땅히 제주(除主)에게 돌려져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들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몫만을 정확히 취하지 아니하고, 갈고리에 걸려 나오는 것은 무조건 자신의 몫으로 삼은 것은 결국 제주(除主)의 몫에 대한 침범 행위이며, 나아가 하나님께서 명하사 세우신 율법을 무시하고 범하는 망령된 짓이었다. 실로 - 1:3 주석 참조.
=====2:15
히브리 원문(Masoretic Text)에는 본절 초두에 그 의미를 강조하는 불변사 '감'(* - '더구나', '게다가'란 뜻)이 나와 두 아들들의 극한 죄악사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기름을 태우기 전에도...고기를 내라 - 일반 다른 제물로도 물론이거니와, 화목제의 희생 제물도 반드시 여호와의 몫인 기름(fat) 부분이 먼저 번제단 위에서 태워져 여호와께 바쳐져야만 했다(레 3:3-5 ; 7:23-25 ; 17:6). 그리고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제사장 자신들의 몫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엘리의 두 아들들의 이러한 행동은 율법의 절차와 규정을 정면 부인하고 무시하는 극악한 법죄 행위였다. 그가 네게...원하신다 - 이것은 엘리의 두 아들들이 자신의 아버지 엘리 대제사장을 빙자하여 자신들의 탐욕을 채웠음을 보여준다.
=====2:16
그 사람이 이르기를 - 여기서 '그 사람'은 제사를 드리기 위하여 성소에 온 사람을 가리킨다(15절). 먼저 기름을 태운 후에...원하는대로 취하라 - 제사장의 횡포에 대하여 오히려 제사 드리는 사람은 하나님께 먼저 제물이 바쳐져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한다. 아울러 자신의 몫에 대해서는 포기하겠다는 뜻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사장은 강제로 고기를 빼앗아 자신의 탐욕을 채운다. 이것은 당시 엘리와 그의 두 아들에 의해 주관되던 실로 성소 제사의 타락상을 구체적으로 잘 보여 준다. 정녕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자가 간절히 요청되던 시기였다.
=====2:17
이 소년들 - 여기서 '소년들'(* , 네아림)은 18절의 '어렸을' 때(* , 나아르)와 동일 어근의 단어이다. 따라서 저자가 여기서 '소년들'이란 단어로 엘리의 두 아들을 표기한 까닭은 경건했던 사무엘과 사악했던 두 아들을 뚜렷이 대조하기 위함이었음이 분명하다(F.R. Fay). 멸시함이었더라(* , 니아추). 이 단어는 여기서처럼 강조형으로 쓰일 경우 특히 하나님께 대한 적국적인 훼방 및 경멸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이다(민 16:30 ; 신 31:20 ; 삼하 12:14 ; 시 10:3, 13 ; 74:18 ; 사 1:4 ; 5:24). 따라서 엘리의 두 아들들의 죄악은 단순히 제사 제물을 탐내어 그것을 탈취한 강도 행위일 뿐 아니라,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간에 맺은 언약과 구속의 제사 제도를 파괴하고 어지럽힌 신선 모독죄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O. Von Gerlach).
=====2:18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 섬겼더라 - 앞서 언급된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의 방자한 행동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저자는 이같은 대조를 통하여
(1) 엘리 가정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필연성과
(2) 새로운 지도자 사무엘을 통한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의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한편 '에봇'(eEphod)은 일종의 앞치마로서 소매 부분이 없는 긴 조끼 모양으로 생겼는데, 제일 겉에 입는 공식 제사 복장이다. 그런데 대제사장자의 '에봇'은 갖가지 아름다운 실로 수 놓아진 화려한것이었으나(출 28:6-14), 일반 제사장들 및 레위인들은 단순히 흰 색의 '세마포 에봇'(a li-nen ephod)을 입었다(22:18). 그리고 이러한 세마포 에봇은 주요 종교 행사 때에도 사용되어진 것 같다(삼하 6:14 ; 대상 15:27). 아무튼 본절은 사무엘이 이제 본격적으로 제사 직무에 참여하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