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주석/사사기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삼손이 아스글론에 내려가서 그 곳 사람 삼십 명을 쳐죽이고 노략하여 수수께끼 푼 자들에게 옷을 주고 심히 노하여 그의 아버지의 집으로 올라갔고 (사사기14:19)

은기철 2024. 12. 24. 08:20

1. 성경 (사사기 14:10 ~ 20)

삼손의 아버지가 여자에게로 내려가매 삼손이 거기서 잔치를 베풀었으니 청년들은 이렇게 행하는 풍속이 있음이더라 (10) 무리가 삼손을 보고 삼십 명을 데려와서 친구를 삼아 그와 함께 하게 한지라 (11)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너희에게 수수께끼를 내리니 잔치하는 이레 동안에 너희가 그것을 풀어 내게 말하면 내가 베 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너희에게 주리라 (12) 그러나 그것을 능히 내게 말하지 못하면 너희가 내게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줄지니라 하니 그들이 이르되 네가 수수께끼를 내면 우리가 그것을 들으리라 하매 (13)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느니라 하니라 그들이 사흘이 되도록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였더라 (14) 일곱째 날에 이르러 그들이 삼손의 아내에게 이르되 너는 네 남편을 꾀어 그 수수께끼를 우리에게 알려 달라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너와 네 아버지의 집을 불사르리라 너희가 우리의 소유를 빼앗고자 하여 우리를 청한 것이 아니냐 그렇지 아니하냐 하니 (15) 삼손의 아내가 그의 앞에서 울며 이르되 당신이 나를 미워할 뿐이요 사랑하지 아니하는도다 우리 민족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그 뜻을 내게 알려 주지 아니 하도다 하는지라 삼손이 그에게 이르되 보라 내가 그것을 나의 부모에게도 알려 주지 아니하였거든 어찌 그대에게 알게 하리요 하였으나 (16) 칠 일 동안 그들이 잔치할 때 그의 아내가 그 앞에서 울며 그에게 강요함으로 일곱째 날에는 그가 그의 아내에게 수수께끼를 알려 주매 그의 아내가 그것을 자기 백성들에게 알려 주었더라 (17) 일곱째 날 해 지기 전에 성읍 사람들이 삼손에게 이르되 무엇이 꿀보다 달겠으며 무엇이 사자보다 강하겠느냐 한지라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 암송아지로 밭 갈지 아니하였더라면 내 수수께끼를 능히 풀지 못하였으리라 하니라 (18)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삼손이 아스글론에 내려가서 그 곳 사람 삼십 명을 쳐죽이고 노략하여 수수께끼 푼 자들에게 옷을 주고 심히 노하여 그의 아버지의 집으로 올라갔고 (19) 삼손의 아내는 삼손의 친구였던 그의 친구에게 준 바 되었더라 (20)

 

2. 묵상 (박윤선박사 주석)

삿 14:10-13
삼손이 블레셋 여자와 결혼하는 잔치를 "칠일동안" 배설했다. 그는 그 때에 거기 모인 블레셋 동무들 30명 에게 한 개의
수수께끼를 내어 놓았다. 잔치하는 때에 사람들이 수수께끼로 내기하는 풍속은 옛날 헬라 사람들 가운데도 있었다고 한다(Bochart,Hieroz. P.II.l.ii.c.12; K.K. Muller,Dorier, ii. p.392).


먹는 자에게서는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는 단 것이 나왔느니라 - (14절) 곧, 다른 짐승을 잡아 먹고 사는 동물에게서 식물(植物)이 나왔는데, 그 동물은 강하고 그 식물은 달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 수수께끼의 신령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곧, (1) 하나님을 믿고 또 그를 사랑하는 자에게는 모든 "강한" 것(약한 것)도 하나님의 특별 섭리에 의하여 "단 것"(유익한 것)으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2) 하나님의 일반적 섭리에서도 이 수수께끼와 같이 역사(歷史)는 전개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 예를 들었는데, 강한 로마 제국이 무너진 자리에 근대의 문명한 유럽 국가군(國家群)이 새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달리 해석하기를, 높은 산이 무너져 그 밑에 흙이 밀려 내려와 비옥한 땅을 이룬다고 하나, 이 해석은 자연스럽지 않다.

삿 14:15-17
"삼손의 아내"가 블레셋 사람들(잔치에 참석했던 동무 30명)의 강요에 의하여 삼손에게 수수께끼의 뜻을 가르쳐 달라고 여러 가지로 유혹하였다. 곧, 그녀는 (1)"울며"삼손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으며(16절 상반), (2) 그 수수께끼의 뜻을 말하지 않음은 자기를"사랑치 아니하는" 까닭이라고 하였고(16절 상반), (3) 계속하여 "칠일 동안" 강박(强迫)하였다(17절). 그러므로 삼손이 견디다 못해서 그의 부모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그 아내에게 털어놓고야 말았다. 이것을 보면 삼손은, 비록 힘은 강했지만 여자에게 사로잡혀 초지(草地)대로 관철하지 못하는 약자였다. 그의 이와 같은 심리는 모든 남자들을 경고하는 거울이 된다.

삿 14:18
무엇이 꿀보다 달겠으며 무엇이 사자보다 강하겠느냐 - 잔치에 참석했던 동무 30명은 삼손의 아내에게 들었으므로 그 수수께끼를 쉽게 풀어 버렸다. 이때에 삼손이 말하기를,

 

"너희가 내 암송아지 밭 갈지 아니하였다면 나의 수수께끼를 능히 풀지 못하였으리라" - 고 하였다. 삼손은 물론 자기가 아내에게 말한 수수께끼의 비밀이 누설된 것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삼손은 여기서 "암송아지"로 그 아내를 비유한 것이다. 봉크(C.Vonk)는 말하기를, "아내를 '송아지'로 비유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실례스러운 말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옛날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레아'도 암소란 뜻이고, 다윗의 아내들의 이름 가운데 '에글라'(삼하 3:5)도 그러하다."라고 하였다 (De Voorzeide Leer, Deel ld, De Heilige Schrift, Richteren, 1973, p. 595).

삿 14:19,20
삼손이 성령의 능력으로 힘을 얻고 아스글론으로 내려가서 블레셋 사람 30명을 쳐 죽였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옷 30벌을 노략하여 수수께끼 푼 자들에게 줌으로 약속을 지켰다. 그가 블레셋 사람을 살해한 이유는 자기 아내와 블레셋 사람들이 자기를 속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배신 행위를 미워하였다. 


삼손이...심히 노하여 아비 집으로 올라갔고 삼손의 아내는 삼손의 친구되었던 그 동무에게 준 바 되었더라 - (19-20절) 삼손이 심히 분한 모양으로 그곳을 떠나는 것을 본 그의 장인이 자기 딸(삼손의 아내)을 블레셋 사람에게 주어버렸다. 15:2 참조. 이 사건도 그들의 배신 행위이다.

 

3. 호크마주석

10. 삼손의 아비가 여자에게로 내려가매 - 여기서 '여자'에 해당하는 '이솨'(* )는 주로 결혼한 여인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히브리어에서는 처녀에게 '베툴라'(* )란 단어가 사용된다. 그런데 '이솨란 용어가 여기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1절부터 계속 블레셋 여인에게 사용되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삼손이 결혼하고자 한 블레셋 여자는 처녀가 아니라 결혼했던 적이있는 과부나 이혼녀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삼손의 아버지가 삼손의 결혼을 위해 딤나로 내려간것은 그의 결혼식이 이스라엘의 풍습에 따른 것이 아니라 블레셋의 풍습을 따른 것인듯하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녀의 결혼을 위해 신랑의 부모가 신부의 부모에게 결혼 지참금을 지불한 후 대개 신부를 데려와서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이다(창24장).


소년은 이렇게 행하는 풍속이 있음이더라 - 이스라엘의 결혼 관습에 의하면 히브리인들은 간혹 신부집에서 혼인 잔치를 베풀기도 하지만(마 25:1-13) 대개는 신부를 신랑 집으로 데려온 후 그곳에서 혼인 잔치를 베풀었다(마 22;2-10). 그러나 블레셋인들에게는 신랑을 위하여 신부집에서 잔치를 베풀어 주는 풍습이 있었다(R.D VauxP.Cassel). 이로 보건대 삼손은 이러한 블레셋의 결혼 관습을 철저히 따랐던 것 같다.이는 곧 삼손이 블레셋의 풍습을 철저히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여 그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만 삼손 자신이 의도했던 바대로 블레셋에서 자유로이 활동하면서 그들을 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만들 수 있었기때문이다(4절).

11. 무리...함께 하게 한지라 - 블레셋인들이 신부 집에 30명의 젊은 사람들을 청해 삼손의 친구가 되게 한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그들이 삼손을 경계해서라기 보다는 신랑된 삼손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랑의 친구로초대되어 7일간의 잔치에 참석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신부측은 블레셋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가문이었던 것 같다. 한편 삼손에게 이토특 많은 친구들이 제공된 것은 삼손이 블레셋 땅에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아마도 블레셋사람들은 삼손이 많은 친구들을 데리고 오게 되면 그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여 미리 삼손에게 조치를 취했던 것 같다.

12. 이제 내가 너희에게 수수께끼를 하리니 - 여기서 '수수께끼'에 해당하는 '후드'(* )는 '어려운 문제'(왕상 10:1), '오묘한 말'(시 49:4;잠 1:6), '은밀한 말'(민12:8)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절에서는 연회의 흥을 더욱 돋우기 위해 제출된 '수수께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고대 근동 뿐 아니라 그리이스에서는 연회 때 수수께끼를 제출하여 연회의 흥을 돋우는 풍습이 있었다(Cassel, Keil & DelitzschCommentary, VOL 2, p, 411). 삼손은 이제 이러한 관습을 이용하여 블레셋을 칠 기회를 찾았던 듯하다.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 - '베옷'에 해당하는 '세디님'(* )은 일상적인 옷을 가리키기도 하지만(Cassel) 좀 더 정확하게는 잠 31:24과 사 3:23에서처럼 '세마포 속옷'을 가리킨다(Keil, Hervey, Cundall, Millar). 그리고 '겉옷'(* ,베가딤)은 일상복이 아니라 특별한 행사나 축제를 위한 고급스러운 의복을 가리킨다(창 45:22 ; 왕하 5;5, 22, 23). 그래서 영역 성경 가운데 RSV는 이를 '축제예복'(festval garments)으로 번역했다.

13. 너는 수수께끼를 하여 우리로 듣게 하라 - 블레셋 사람들은 30명이 함께 머리를 짜내면 충분히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으리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삼손의 제안은 국가적인 자존심의 문제이므로 그들이 그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삼손은 바로 이 점을 노려 수수께끼 게임을 제안했음이 분명하다.

14. 먹는 자에게서...강한 자에게서 - 삼손이 제출한 수수께끼의 내용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블레셋 청년들이 그 내용을 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편 삼손의 수수께끼는 일반적인 히브리 시(詩)의 형태로서 평행법에 의한 것이다.즉 '먹는 자'와 '강한 자'는 같은 것을 지칭하면서 동시에 서로의 내용을 보충하는 것이고, '먹는 것'과 '단것'도 같은 의미이면서 서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고있다. 따라서 이를 도표화해서 기호로 풀면 그 해답이 쉽게 드러나게 된다. 즉 다른 짐승을 잡아먹는 동물 중에서 강한 동물은 무엇이며, 먹는 식물(食物) 중에서 가장 단음식은 무엇이냐는 문제였던 것이다(18절).

15. 제 칠 일에 - 해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난해 구절이다. 왜냐하면 삼손이 아내의간청에 못 이겨 그녀에게 수수께끼의 의미를 풀어 준 것이 제 7일이므로(17절) 본절에서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의 아내를 협박하여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아내고자 한 시점은 결코 제7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바로 앞절에서도 그들이 삼일이되도록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것으로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70인역(LXX))과시리아 역본은 이를 '제 4일에'로 고쳐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영역 성경 중RSV, NIV, Living Bible도 그와 같이 번역하였다. 사실 히브리어에 있어서 '7'(* , 쉐비이)이란 단어와 '4'(* , 레비이)란 단어는 자음 하나의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 필사자가 실수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Goslinga).


너와 네 아비의 집을 불사르리라 - 이와 같이 블레셋 사람들은 매우 비겁하고 간교한 방법을 동원하여 삼손이 내놓은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했다. 즉 블레셋 여인의의 집을 멸망시키겠다는 블레셋 사람들의 협박은 여자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런 여인의 약점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아내의 말에 약한 남자의 약점을 동시에 이용하고자 했다(Matthew, Henry).

16. 당신이 나를 미워할 뿐이요 사랑치 아니하는도다 - 여기서 '미워하다'와 '사랑하지아니하다'는 말은 똑같은 의미의 말을 긍정과 부정의 형식으로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않는다. 그러나 이는 말의 강도를 한층 더 높여 주는 강조 효과를 지닌다. 따라서 본절을 의역한다면 당신이 내게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 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신이나를 무척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가 된다. 이처럼 블레셋 여인은삼손이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증거라고 공박함으로써 삼손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그 뜻을 내게 풀어 이르지 아니하도다 - 블레셋여인은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제출한 수수께끼의 의미를 자신이 알 권리가 있는것처럼 말했다. 이것은 그녀가 그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것을 감추고자 했음을 암시한다.


나의 부모에게도 풀어 고하지 아니하였거든 - 삼손의 이러한 말속에는 그가 여인의 말처럼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 있다. 즉 블레셋 여인은 삼손의 사랑에 호소하여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했으나, 삼손은 자기 부모에게도 비밀로 했음을 말함으로써 사랑의 순서에 있어서 그 여인이 삼손의 부모보다 못함을 드러냈던 것이다.

17. 칠 일 잔치할 동안에 그 아내가 앞에서 울며 - 혹자는 15절의 '제 칠 일'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삼손의 아내가 블레셋 사람의 협박을 받은 것은 제 7일이며, 그 전에는그녀 스스로가 호기심으로 인해 삼손에게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 주도록 간청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블레셋인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그녀는 바로 그날인 제 7일에 삼손에게울면서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간청했다고 한다(Keil). 그러나 본절은 분명 그녀가 삼손 앞에서 몇 일동안 지속적으로 울며 간청한 것을 뜻하므로(KJV, RSV, NIV),그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여기서 '칠 일 잔치할 동안'은 분명 그 기간 중의 어느한 시점을 가리킨다. 즉 블레셋 사람들은 삼 일 동안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여(14절)그 다음날인 제 4일에 삼손의 아내를 협박했고 그녀는 그 날부터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아내고자 날마다 삼손에게 간청했던 것이다. 15절 주석 참조.

18. 너희가 내 암송아지로 밭 갈지 아니하였더면...풀지 못하였으리라 - 삼손은 블레셋인들이 수수께끼의 해석을 자기 아내의 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음을 간파했다. 왜냐하면 그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과 그의 아내 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그 동안 수수께끼릍 풀지 못했던 자들이 그의 아내에게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려 준 이후에 나타나 그수수께끼를 풀이했기 때문이다. 이에 삼손은 본절에서처럼 그들의 간교한 술책을 비유로 비꼬았다. 즉 본절은 그들이 삼손의 아내를 비겁한 방법으로 협박하여 자기들의 어리석음을 감추고 손해를 막아보고자 한 사실을 비난한 말이다. 본절에서 '내 암송아지'란 분명 삼손이 자기의 아내를 비유적으로 일컬은 말이다. '암소'는흔히 생식, 노동, 복종 등의 이미지로 부각된다(신 28:2 ; 욥 21:10). 그리고 당시 히브리인들의 여성관에 의하면 여자는 마땅히 결혼하여 자녀를 낳고 집안 일을 잘 돌보며 남자에게 철저히 순종하여야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삼손이 자기 아내를 '암송아지'로 비유한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할 수 있다.

19. 아스글론에 내려가서 - '아스글론'은 블레셋의 중요한 다섯 성읍 가운데 하나이다.이곳은 딤나(1절) 남서쪽 그리고 가드(Gath) 서남쪽 해변가 곧 지중해에서 약 40Km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였으므로 블레셋의 땅 중 가장 깊숙한 성읍이다. 따라서 삼손이 홀로 이곳까지 내려가서 블레셋인들을 대적한 것은 하나님의 신에 감동된 삼손의능력을 잘 보여준다.
노략하여 - 이 말에는 블레셋 사람들의 간교한 술책에 대해 삼손이 징계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Cassel). 그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또 규칙을 위반하여 삼손이 내놓은 수수께끼를 풀었으므로 삼손은 그들에게 한 약속(12절)을 이행하지 않아도된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징계하는 의미에서 그들의 동족을 쳐죽이고 그들로부터 노략한 것으로 약속된 옷을 주었다.

20. 삼손의 아내는...동무에게 준 바 되었더라 - 이처럼 삼손의 아내가 삼손과 사귀었던 30명(11절) 중 한 사람에게 다시 시집을 간 것은 삼손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장인의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15:6). 즉 장인되는 사람은 삼손이 화가 나서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간 것을 보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판단하여 자기 딸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이로 말미암아 삼손을 다시금 격분하였는데, 이는 곧 삼손이 재차 블레셋을 칠 빌미로 작용하였다(15:3-5절).

 

 

 

4. 호크마주석 해설(14장)
  전장(前章)에서 우리는 나실인으로 태어난 삼손이 하나님의 복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음을 살펴보았다(13:5, 24).  그런데 본장에서는 청년으로 성장한 삼손이 당시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방 여인과 통혼하고자 하는 잘못된  욕망을 따라 딤나 땅의 블레셋 여인과 결혼한 장면이 나온다(1-10절).  그리고 결혼 잔치  중의 수수께끼가 발단이 되어 블레셋과 삼손 간에 접전(接戰)이 벌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11-20절).
 본장에 기록된 이러한 삼손의 잘못된 결혼 당시 제각기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던(21:25) 타락한 이스라엘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삼손의 잘못과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시며 그의 모든 활동을 통해  이스라엘 블레셋의 손에서 건져내고자 하셨다(4절).  그러기에 하나님께선 두번이나  당신의 신(神)으로 삼손을 감동시켰다.  곧 삼손이 딤나로 이방 여인을 블레셋 사람  30명을 쳐죽인 사건(19절)이 바로 그것이다.  즉 두 사건은 바로 4절 말씀에 대한  구체적인 예증으로서 하나님께서 구속적 목적을 위하여 타락의 길을 향하여 줄달음치는 삼손을 순간순간 사용하셨음을 보여 준다.


 이상과 같은 본문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곧 다음과 같다.
 (1) 택함 받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 아무도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게 행하는 자가 없었다는 것이다(롬 3:10-18).  삼손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나실인으로 태어난 그는 민수기 6:1-21에 기록된 나실인의 규정을 하나씩 철저히 깨뜨려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까)이방 여인과 결혼, (다)죽은 동물의 시체를 만짐,  (따)창녀와  관계함(16:1)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을 유독 삼손만의 비행이 아니었으며 당시  전 이스라엘에 팽배하던 악행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삼손을 들어 블레셋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것은 택한 백성이 죄악의 구렁텅이에서 헤매일지라도  반드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입증하는 것이다.


 (2) 하나님께선 삼손의 죄악된 행실에도 불구하고 그를 통해 주권적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시작하셨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삼손의 비도덕적 행실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그가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구원은 결코 삼손의 선행이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밀한  계획에 의해 주권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서 볼 때  사사기는 영웅적인 사사들의 무용담을 소개하기 위한 책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대신 그들의 인간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도구로 삼아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권능, 주권을 밝히 드러내 주는 책임을 알 수 있다.

 

         1. 사자를 죽인 삼손(14:1-9)
   삼손이 숱한 동족 여인들을 놔두고서도 블레셋 사람의 딸을 좋아하여 그를  아내로 맞아들이려 하는 장면이다(1-4절).  그리하여 그 여인을 취하러 딤나로 가던 도중  사자를 만나 죽였으며 그 죽은 사자에게서 난 꿀을 먹은 데 대한 기록이다(5-9절).   삼손은 훗날 여기서 수수께끼를 착안하게 되고 이 수수께끼가 발단이  되어  아스글론의 블레셋 거민 30인이 삼손에게 쳐죽임을 당하게 된다(10-20절).  이상과 같은 본문에서 우리는 몇 가지 사실을 주목해 볼 수 있다.  그중 핵심적인 것을 것을 지적하면  다음 세 가지이다.  


 (1) 이스라엘 백성의 죄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세상을 사랑한 점에 있다는  점이다.  삼손은 블레셋 여인의 신앙 상태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안목의  정욕을 따라 그 여인과 결혼하려고 했다(요일 2:16).  이러한 죄악은 노아 당시에도  대단히 관영(寬盈)했던 것으로서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창 6:2) 삼았다.  여기서 '하나님'과 '사람'이 서로 대구어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그들의 세상을 사랑하므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요일 2:15).


 (2)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손은 나실인이며 사사였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애국심이나 블레셋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블레셋으로부터  의혹을 피한 뒤에 그들을 격퇴할 틈을 찾고자 했다(4절).  그러나 그가 비록 블레셋을 격퇴하려는 선한 의도가 있었다 할지라도 이방 여인과 혼잉함으로써 자신을 더럽힌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왜냐하면 율법(신 7:3)이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방법은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 삼손이 여호와의 신에 감동될 때 그는 사자의 시체에서 꿀을 먹는 것 같은  하나님의 은총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손은 그 부모와 함께 딤나로 내려가던 도중에 사자를 만났는데 이때 여호와의 신에 크게 감동되어 맨손으로  찢어  죽였다(5,  6절).  이것은 삼손이 이방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블레셋을 격파할 기회를 찾으러 한 인간이적인 방법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것으로서 장차 삼손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블레셋을 크게 패망시킬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 후 삼손은 다시 딤나로 가던 중  이전에 죽인 사자를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때 그는 사자의 몸에서 난 꿀을 취하게  먹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8,9절).  이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건인 바, 곧 누구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응할 때 이처럼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사들의 비도덕성 문제 - 본서에 등장하는 사사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다른 시대 지도자들과 비교해 볼 때 품성면에서나 윤리적인 면에서 상당히  뒤떨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 야곱, 모세, 다윗 등과 같은 지도자는 하나님께  범죄한 후 회개하는 과정을 반드시 치루게 되고 또 그로 인하여 더욱 더 성숙한 신앙적  인격의 면모를 보여 주었었다.  그러나 사사기의 등장 인물들은 대개 상당히 차원  낮은 도덕적 수준들을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비도덕적 행위들로  인하여  오히려 큰 공적을 세우고 백성들로부터 추앙받기까지 하였다.


 예를 들면 에훗은 일종의 암살자였으며(3:15-23), 애엘은 시스라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를 한 여인이다(4:17-22).  그리고 기드온은 미디안족을 치는 과정에서 자기 형제들의 죽음으로 인해 흥분했고(8:18-21), 입다는 본래 잡류(雜類)의  두목으로서(11:3) 자신의 딸을 번제로 드리는 이방인의 풍습을 행하기도 하였다(11:34-40).  그리고  본장에서 삼손은 하나님의 명에 의하여 나실인이 되었고 진정으로 성별(聖別)된 삶이 요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채우기가지 했다(16:1).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사들의 비도덕성 문제를 단지 현상학적(現象學的)으로만 이해해선 안 된다.  대신 성경의 모든 기록은 다 목적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 바 다음 몇  가지 사실들을 고려해서 이해해야 한다.


 (1) 본서 기자는 사사들이 낮은 도덕 수준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당대의 윤리적, 종교적 심각성을 밝히 보여 주려고 했다.  8:27에서 기드온으로 인하여 온 이스라엘이  음란하게 우상 숭배하게 된 사실은 위의 주장을 유력하게 해 준다.


 (2) 사사기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없으며 그의 계명이 지켜지지 않은 때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 백성들을 다스리셨는가를 보여 주는 역사서이다.  즉 사사기는 당대의 악한 세태를 고발하고 경고하며 그러한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다스리셨는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3) 사사기의 초점은 인간들에게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 당신에게 있었다.  본장  4절을  보면 이방 여인과 혼인하려는 삼손을 만류했던 삼손의 부모가 하나님의 주권적 지배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사사들은 제한된 목적을 위해 택함받은 하나님의 도구라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도덕성에 대해 직접 간여하지 않으셨고 단지 그들을 하나님의 권능의  통로,  도는 당신의 계시의 방편으로 삼으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인간을 선택하시는 지혜는 항상 불가사의한 요소들을 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그 모든 방편을 적절히 사용하시며,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강한 권능의 손을 발견하게 된다.

 

         2. 혼인 잔치와 수수께끼(14:10-20)
   마침내 삼손이 딤나 여인(1, 2절)을 아내로 맞이하고서 혼인 잔치를 베푸는 장면이다(10절).  그런데 삼손은 이 자리에서  블레셋인들에게  수수께끼를  낸다(11-14절).  그러자 이를 계기로 삼손과 블레셋 간에는 충돌이 벌어지고 이에 삼손은 최초로  블레셋을 응징한다(15-20절).  이는 곧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이 구원되는 시발점으로 훗날 사무엘, 요나단, 다윗 등에 의해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손에서 완전히  구원했다(삼상 7:9-12 ; 14:22 ; 17:49-54).  우리는 이러한 본문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발견하게 된다.


 (1) 하나님께서는 환난 가운데서도 당신 백성의 유익을 도모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삼손의 수수께끼를 통하여 발견하게 되는데 '먹는 자에게서  먹는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다'(14절)는 사실은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고 말한  시편 기자의 고백과 그 뜻하는 바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물질적인  고난이겸손과 순종의 미를 낳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초가 감사한 마음을 낳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어려운 일을 당할 때일수록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보호와 도우심, 자비의 손길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시 145:18, 19).


 (2) 하나님께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당신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초자연적닝 권능으로 단번에 블레셋을  진멸하실  수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허물 많은 삼손에게 그 일을 맡기셨다.  이것은 바로 당신의  뜻을 실행하는 일에 인간을 동참시키고자 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롬 13:6).


 (3) 삼손의 결혼 실패는 불신자와 혼인하는 일에 경종이 된다.  실제로 삼손의  수수께끼는 어떤 면에서 민족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삼손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보다 자기 민족의 자존심을 더욱 중히 여겼기 때문에 수수꼐끼의 답을  블레셋 청년들에게 알려 주고 만다(16, 17절).  이로 볼 때 신앙적인 관찰없이 외모로만 보고 취한 아내는 결국 신앙과는 상반된 이념 때문에 곧 가정 불화를  일으키게  됨을 알 수 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이방인과의 결혼은 부부간의 연합이라는  신성한 결혼의 의미에 위배되는 것이다(고전 7:25-38).

 

   수수께끼 - '수수께끼'(riddle)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히다'는  불가 해한 격언, 비유, 불가능한 질문, 논쟁학이나 문답시규 대화, 초보적인 교리 문답  등을 뜻하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수수께끼에 관한 성서의 전형적인 예가  바로  본장의 삼손의 수수께끼인데, 이러한 수수께끼는 유모어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수께끼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며 상대의 지혜를 알아 보기  위한  일종의  시험이다.  


솔로몬이 지혜로 명성이 높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스바 여왕의 수수께끼를 잘 풀었기 때문이다(왕상 10:1-5).  한편 수수께끼는 선인(先人)들의 교훈 속에나(시 78:1-4). 예언자들의 예언(사 5:1-6; 겔 17:2) 가운데에도 나타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도 종종 이러한 수수께끼를 당신의 뜻, 계획, 진리 등을 계시하시는 매개물로 사용하셨다(렘 23:28:단 5:12).  아마도 이는 '비유'(parable)의 목적에서와 마찬가지로 들을 귀를 가졌고 볼 눈을 가진  자에게만 진리를 전달하시기 위함에서였을 것이다(마 13:10-17). 한하다 본문에서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느니라" (14절)는 삼손의 수수께끼의 해답은 사자의 시체에서 발견한 꿀이다(8, 9절).  그런데 사자에게서 꿀을 발견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니 삼손의 이중적(二重的)으로  다른 답을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마 그 답은 '사랑'일 것이다.  실제로 꿀보다 달고 사자보다 강한 것은 사랑이다.  그리고 이러한 해답은 혼인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은 당시의 상황에 적절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꿀과 사자는 삼손의  수수께끼에 대한 원래의 해답이고 또 하나의 풍유적(諷喩的) 해답은 분명 사랑이었을 것이다.  즉 삼손은 그의 개인적인 경험을 당대의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랑'의 개념과 연관시킴으로써 혼인 잔치의 분위기를 돋우려고 했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수수께끼는 그 표면에 드러나 있는 의미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수수께끼 제출자의 뛰어난 지혜를 필요로 한다.